아직 앳된 얼굴. 아직 변성기도 오지 않은 또래인 만큼 어린티가 났다. 전체적으로 하얀 피부를 가졌다. 분홍빛 머리카락은 비죽비죽 나와있어 까슬해보이던 머리카락은 눈썹을 거뜬히 덮을 수 있을 정도로 자랐다. 여전히 옆 머리엔 투박한 플라시틱 핀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집에 갔다오면 모양이 달라졌다. 동생이 해준 핀인데다 의외로 편할때도 있어서 하고 다니곤 한다. 조금 두툼한 눈썹을 지나보면 푸른 눈을 볼 수 있었다. 그것은 꼭 바다같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제 눈을 그 어느 곳 보다도 좋아했다. 눈 색을 칭찬하면 참을 수 없은 웃음을 뱉으며 저도 제 눈이 좋아요. 하며 말하곤 했다. 그것은 자랑이라기 보다는 기쁜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가까웠기에 오만해보이지 않았다. 볼에 점 하나가 찍혀있고, 입은 시원한 웃음을 보였다. 귀에 피어싱 두개가 뚫려있는데 동생이 귀걸이를 걸어주고 싶다 해서 냉큼 뚫었다가 냅두게 된 것이었다. 지금은 웬만해선 투명한 피어싱을 끼고 다닌다. 그래봤자 머리핀이 너무 눈에 띄여 선생님에게 혼나기 일쑤였다.
전체적으로 차림은 말끔한 편에 속했다. 깔끔하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은, 조금 편하게 풀어진 차림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조금 자라나 싶었던 키는 다시 멈춰버렸고 성장기를 고려하여 바지 기장이 아직도 길기에 한 단 접고 다닌다. 당연하게도 허리도 치수가 컸기에 허리띠를 해야만 했다. 슬리퍼는 삼선 슬리퍼를 드디어 버리고 새로운 슬리퍼를 샀다. 여전히 캐릭터가 들어간 슬리퍼였다. 귀여운걸 좋아하는지 양말은 매일 캐릭터 양말을 신고 왔는데 그걸 보는 맛이 꽤 쏠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