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갈색의 곱슬머리는 눈썹보다 훨씬 위로 짧게 구불져있다. 앞머리보다 길어보이는 뒷머리 또한 기껏해야 목이 시작되는 부분을 넘지 못하는 길이다. 짧은 머리인데도 뒷머리는 야무지게 귀 뒤로 넘겨 가닥진 곱슬머리에도 불구하고 깔끔해보인다. 얼굴에 있는 호선을 그리는 눈과 눈썹, 항상 올라간 입꼬리는 그가 활발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웃어서 접혀있지 않을 때도 그리 크지 않은 검은 색의 눈은 당초부터 실눈이라고 표현할만큼 작지만, 뚜렷한 쌍커풀과 애교살, 웃는 얼굴이 합쳐져 썩 못나보이지는 않는다. 얇은 테에 가벼운 안경은 은색으로 빛나며 굉장히 크게 얼굴을 덮어 보다보면 얼굴에 비해 크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는다. 체육을 진로로 삼아 큰 키에도 불구하고 얼굴은 나이에 맞게 아직 앳된 기가 남아있다. 전체적으로 생긴 것은 평범하지만 활발하고 사람이 좋아보이는 인상이다.
팔다리는 호리호리하지만 근육이 단단하게 잡혔고 다리가 긴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평범한 생김새에도 불구하고 또래, 혹은 성인 여자에 비해 훨씬 큰 키는 전혀 평범하지 않아보여 그에게 한번 더 눈을 가게 한다. 학교 내부에서는 넥타이를 잊지 않은 상의, 무릎 바로 위까지 오는 길이의 치마와 잘 닦아 광택이 나는 검정색 단화, 무늬가 없는 하얀색 양말을 꼭 챙겨 입지만 학교 건물 밖으로 나오면 위에 하얀 면 티셔츠와 긴팔의 검은 트레이닝복 상의를, 아래에 무릎 길이의 검은 트레이닝복 반바지 입고, 새하얀 배구화를 신는다. 트레이닝복 상의는 지퍼를 꽉 채워 목 부근이 조금 답답해 보이도록 입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