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에 여유가 생겼고 머리도 잘 돌아간다. 남의 마음을 쉽게 알아채고 다루는 것 역시 능숙하다. 미워하기 힘든 타입으로 사회생활 역시 나쁘지 않게 해내고 있다. 별개로 감정적인 공감은 더디다. 자기 위주인 성격 때문인지 타인의 심리를 따라가는 게 느리다.
심각한 이야기를 듣다가도 시답잖은 생각을 하며 남을 배려하거나 위해주기보다는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자신의 이득을 꾀한다. 새삼스럽게 다시 말할 것도 없지만, 선하다거나 착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인간은 아니다. 자기중심적이며 누군가를 도와준다고 해도 남을 위해서라기보다는 그 순간 그러고 싶었기 때문이다.
크게 달라지진 않았다. 여전히 가볍고 변덕스러운 인간이다. 낯선 곳에 가면 사교적으로 굴고 남과 쉽게 친해지지만 깊어지는 일은 드물다. 까다롭고 공격적인 성정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지만 대놓고 티를 내지는 않는다. 장난을 치거나 말로 선을 넘는 일이 전보다 줄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냥, 어쩐지 세상에 재미있는 게 많이 줄었다.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카락. 기분을 내고 싶은 날엔 미용실에 가서 드라이를 받긴 하지만 평소에는 차분한 생머리.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인상이지만 옷차림이나 분위기가 학생처럼 보이는 스타일은 아니다. 보통 7cm 정도 굽이 들어간 신발을 신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