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보다 피부가 탔음에도 검은색으로 염색한 머리 덕에 비슷해보인다. 앞머리는 여전히 눈썹 위로 구불져 있는 데에 반해, 그래도 조금 길이가 있던 뒷머리는 싹둑 잘려나가 곱슬기를 유지하고 있다. 전보다 깔끔하진 않지만 나름 그 나잇대의 풋풋함이 보인다. 유달리 변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주는 데에는 고등학교 때와 마찬가지로 굽어진 눈과 눈썹, 늘 유지하는 입가의 미소가 큰 몫을 하고 있다. 다만 전보다 여유롭게 보이는 듯한 이유는 얼굴의 젖살이 완전히 빠져 20대 초반의 느낌이 물씬 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항상 썼던 은색 테의 안경은 얇은 검은색 반테 안경으로 바뀌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안경이 얼굴을 덮은 듯한 모습은 같은 듯. 그는 여전히 모두가 알던 임지와의 모습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조금 더 어른스레 웃고, 선배들이 학교를 떠난 후에 키가 많이 컸지만.
이제는 성인 남자라고 하기에도 큰 키, 호리한 체형은 동그란 얼굴에 비해 묘하게 이질적인 느낌이다. 하얗고 얇은 니트 폴라티 위로 허벅지 중간 길이의 카키색 야상을 입었다. 본인 왈, 겨울에는 주로 폴라티를 입는다는 듯. 밑은 기모가 든 검은색 일자바지 차림이다. 고무줄이 있어서 상당히 편한 모습이다. 배구를 하지 않는 날에 신는 하얀 런닝화는 광택이 없음에도 새하얌을 유지하는 걸로 보아 평소 깨끗하게 신고 다니는 것이 분명하다.